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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로컬 맛집 리스트 6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옥희방앗간, 여행지에서 영감을 받은 음식을 선보이는 소로, 여행자의 집, 강원 지역에서 탄생한 식품을 소개하는 로컬그로서란트 능선 등 지역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원주 미식 여행기.

표영소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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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Flavor in Wonju — 원주 로컬 맛집 리스트 6

무색무취의 도시라는 편견 너머, 지역의 산과 들에서 자란 식자재에 대한 애정이 깃든 원주의 맛을 찾아서.

글 표영소
사진 박나희

깨 로스터리 옥희방앗간

옥희방앗간에서 생산하는 참기름과 드기름
© 박나희

요즘 ‘방앗간’이라는 명칭을 달고 문을 여는 매장 중에 진짜 방앗간은 몇 곳이나 될까? 옛 방앗간을 개조했거나 방앗간의 정겨운 이미지에 기댄 카페와 음식점 틈에서 옥희방앗간은 특별하다. 기름이 나오길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커피 한 잔씩 나눠주던 동네 사랑방. 원주 행구동, 치악산 자락이 한눈에 담기는 대로변의 한 건물에서 사라져가는 옛 방안간 풍경이 재현된다.
지금의 이름으로 문을 연 건 3년 전이지만, 시작은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지연 대표의 할아버지가 1970년대부터 35년간 쌀 방앗간을 하셨고 어머니는 기름 방앗간을 운영하셨으니, 옥희방앗간은 3대째 잇고 있는 가업인 셈.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힘들었던 시기, 문 대표는 어머니의 방앗간 일을 도우며 위안을 얻었다. 오랜 세월 가족의 삶의 터전이 되어준 방앗간에 대한 애정과 로컬 식자재에 대한 관심 그리고 여행 매거진 에디터로 일하면서 쌓은 취재 경험을 온전히 쏟아부은 결과물이 깨 로스터리 겸 카페인 옥희방앗간이다.

원주 깨 로스터리 옥희방앗간
© 박나희
원주 깨 로스터리 옥희방앗간
© 박나희

제조 방법에 따라 맛과 종류, 활용법이 세분화되는 올리브유에서 힌트를 얻어 깨에도 로스팅 개념을 도입했고, 들깨를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를 직접 개발했다. 문 대표가 브랜드와 비즈니스 전반을 책임진다면, 기름 생산은 오롯이 그녀의 어머니 ‘옥희’의 손에 달려 있다. 딸보다 먼저 기름 방앗간을 운영해온 어머니만의 노하우가 빛을 발하는 분야다. 원주를 포함한 강원도산 들깨와 국내산 참깨를 일일이 손질하고 두 단계로 나눠 로스팅한 뒤 착유한 기름을 병에 나눠 담는다.
방앗간 안쪽에 마련된 착유장(식품의 원료 생산부터 최종 판매 단계까지 위해 요소를 평가·확인하는 HACCP 인증을 받았다.)에서 황금빛의 향긋한 들기름이 만들어지는 동안 카페에선 들깻가루로 고소함을 더한 크림들깨라테나 통들깨, 들기름, 국산 벌집꿀에 깻잎 장식까지 곁들인 들깨벌꿀아이스크림을 즐기고, 간간히 기름을 사가는 이들도 있다. 방앗간에 익숙한 세대가 주 고객인 덕분에 젊은 층과 어르신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흐뭇한 장면이 자주 연출된다.
올 여름쯤에는 확장 공사를 거쳐 1층은 쇼룸 겸 체험 공간으로 바뀌고 카페는 2층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로컬에서 '소로, 여행자의 집’을 운영하는 박은혜 셰프와 협업해 완성한 들기름 멀티드레싱 ‘깻찹’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강원도 들깨를 테마로 원주 여행의 앵커 스토어를 꿈꾸는 방앗간의 새로운 시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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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깨 로스터리 옥희방앗간
© 박나희
원주 깨 로스터리 옥희방앗간
© 박나희

Interview
(Q1) 행구동은 어떤 동네? 살구나무와 복숭아나무, 배나무 등 과수가 많던 지역이에요. 그래서 동네 이름에도 살구나무 ‘행(杏)’이 들어가고요. 예전엔 ‘영랑마을’로 불리던 곳이라, 할아버지 방앗간 이름도 ‘영랑방앗간’이었어요.
 (Q2) 이곳에 자리 잡은 이유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던 방앗간이 옥희방앗간 건물 바로 옆에 있었어요. 2007년에 문을 닫으실 때까지 이 동네에서 놀던 추억이 많죠.
 (Q3)어린 시절을 보낸 원주와 다시 돌아온 원주는 어떻게 다른지 어릴 때는 어디를 가나 보이는 치악산이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벗어나야 할 울타리 같았달까요. 바깥 세상을 경험하고 다시 돌아온 지금은 그 품이 오히려 포근하게 느껴져요. 예전에 미처 몰랐던 아름다움도 발견하게 되고요. 현지의 삶도 한층 깊숙이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소로, 여행자의 집

원주 레스토랑 소로여행의집
© 박나희

아무런 정보 없이 길을 걷다가 우연히 소로, 여행자의 집을 발견하게 될 확률은 희박하다. 일산동 원주 세브란스 기독병원 인근, 오래된 주택가의 비좁은 모퉁이에 자리한 빛 바랜 붉은 벽돌 건물. 유리문에 ‘소로’라는 상호가 붙어 있긴 하지만, 그와 나란히 있는 파란색 글자 ‘성화방앗간’에 더 시선이 간다. 1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로컬 식당은 웬만해선 요란 떠는 법이 없는 이 도시와 닮았다.
소로, 여행자의 집은 박은혜 셰프의 세 번째 식당이다. ‘살살’이라는 뜻의 옛말에서 따온 첫 식당 소로소로는 매일 바뀌는 가정식 메뉴 한 가지만 내는 곳이었고 주로 인근의 대학교 학생들이 찾았다. 두 번째 식당은 비스트로 소로라는 이름의 프랑스 식당이었다. 2020년 문을 연 소로, 여행자의 집은 이름처럼 여행지에서 직접 경험한 요리와 식자재에 영감을 받은 음식을 선보인다. 제철 식자재와 로컬 먹거리에도 관심이 많아 로컬 브랜드와 협업해 신메뉴를 선보이거나 팝업 심야식당을 운영하기도 한다.

원주 레스토랑 소로여행의집
© 박나희

출입문과 연결된 아담한 카운터 겸 숍을 지나 식사 장소로 들어서면 겨자색 타일을 두른 오픈 키친이 반긴다. 요리하는 셰프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도 될 만큼 가까운 거리에 테이블 서너 개가 자리하고, 각종 식자재와 요리책이 놓인 선반, 여행에 관한 글과 사진이 벽면에 가득하다. 식당을 운영하면서도 한 달씩 긴 여행을 떠나곤 했을 만큼 여행을 좋아하는 박은혜 셰프의 마지막 여행지는 코로나19 전에 다녀온 이탈리아. 그런 까닭에 현재는 토마토 바질 피자, 해산물 먹물밥, 엔초비 스파게티 등 이탈리아 요리를 기반으로 한 메뉴가 주를 이루지만, 셰프가 태국 여행을 다녀 오면 태국 요리가,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 일본 요리가 메뉴에 등장할 것이다. 소로, 여행자의 집에서 원주 여행을 이어가고 싶다면, 식당을 나서기 전 카운터 벽면에 붙어 있는 여행자 지도를 살펴보자. 박은혜 셰프가 직접 그린 원주 지도로, 그녀가 추천하는 카페와 음식점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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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레스토랑 소로여행의집
© 박나희
원주 레스토랑 소로,여행의 집에서 맛볼 수 있는 피자.
© 박나희

Interview
(Q1) 일산동은 어떤 동네? 원주의 구도심이에요. 전통시장(미로예술시장)도 있고요.
 (Q2)이곳에 자리 잡은 이유 첫 번째 식당이 이곳에 있었어요. 두 번째 식당은 다른 동네에 열었는데, 아무래도 일산동이 저와 맞는 것 같더라고요. 원래 이 자리에 30년 된 방앗간이 있었어요. 우연히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주인 할아버지를 졸랐어요. 방앗간은 그만하시고 저에게 임대해달라고. 5개월 동안 기다려서 결국 이곳에 들어올 수 있었어요.
 (Q3) 소로, 여행자의 집을 찾는 사람은? 현지인과 외지인이 반반이에요. 주변 지역을 여행하면서 오가는 길에 들르는 경우도 꽤 있고요.

로컬그로서란트 능선

원주 로컬 그로서란트 능선
© 박나희
원주 로컬 그로서란트 능선
© 박나희

그로서란트(grocerant)는 그로서리와 레스토랑의 합성어다. 장보기와 식사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식문화 공간을 가리키는 말로, 1990년 후반 처음 등장했다. 작년 12월 원주 원도심의 오래된 동네 봉산동에도 그로서란트가 생겼다. 로컬그로서란트 능선은 이름에 충실하게 원주 농산물을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카페이자, 강원도 지역에서 탄생한 FnB 상품을 소개하는 상점이다. 건물 외관에 그대로 달아 놓은 ‘진안하이퍼마트’라는 옛 간판이 이보다 더 절묘할 수 있나 싶게 잘 어울린다.
원주 토박이인 유선후 푸드 디렉터와 원주살이 10년 차인 황인정 콘텐츠 디렉터는 브랜드 이름을 지으면서 치악산을 표현할 수 있는 ‘능선’이라는 단어를 골랐다. 짙은 초록색과 목재 가구가 어우러진 내부 인테리어나 한쪽 벽면에서 반복 상영 중인 브랜드 영상 속 원주 남서쪽 현계산 기슭에 자리한 절터 거돈사지의 풍경에서도 능선의 이미지가 연상된다. 고구마크림라테, 감자크림파이는 원주에서 자란 농산물로 만든 카페의 대표 메뉴. 한구석에는 강릉의 감자유원지, 양구의 까미노사이더리, 춘천의 감자아일랜드, 원주의 모월양조장 등 강원도 지역 브랜드에서 생산한 식음료가 진열돼 있다. 복숭아, 배 등 로컬 식자재를 활용한 자체 F&B 상품을 준비 중이고,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는 클래스와 워크숍도 진행할 계획이다.

원주 로컬 그로서란트 능선
© 박나희
원주 로컬 그로서란트 능선
© 박나희

창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으면 통유리창 너머로 낡은 기와지붕을 얹은 ‘남 미용실’이 마주 보인다. 시그너처 메뉴와 지역 제철 식자재로 만드는 이달의 디저트를 맛보는 동안 미용실은 문을 연 지 얼마나 됐을까, 혹시 남자 전용 미용실은 아닐까, 이런저런 상상이 꼬리를 문다. 봉산(鳳山)과 원주천 사이에 자리한 봉산동은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인구 밀집 지역이었다. 시 외곽에 신도시가 형성되면서 활기를 잃고 현재는 고령 인구와 노후 주택 비율이 높은 동네로 꼽힌다. 주변에 카페가 거의 없다 보니 로컬그로서란트 능선을 찾는 이들 중에는 동네 주민도 꽤 있는 편. 이미 익숙한 지역 농산물을 색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현지인이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이퍼마트에서 로컬그로서란트로 바뀌었지만, ‘동네(로컬)의 작은 마트’라는 설명은 예나 지금이나 이 공간에 딱 어울리는 수식어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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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로컬 그로서란트 능선
© 박나희

Interview
(Q1) 봉산동은 어떤 동네? 한때 우물시장으로 유명하던 곳이에요. 마을에 있는 우물을 중심으로 장이 들어서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죠.
 (Q2)이곳에 자리 잡은 이유 그로서리 콘셉트의 카페를 열 생각으로 자리를 알아 보다가 50년 동안 마트가 있었던 이 건물을 발견했어요. 오랫동안 동네 사람들이 모이던 공간이었을 테니 저희 의도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Q3) 원주의 매력 도시와 시골의 느낌이 적당히 공존해서 좋아요. 자연이 가까이에 있고 생활에도 큰 불편함이 없거든요. 그만큼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도시인 것 같기도 해요.

모월양조장

원주 모월양조장
© 박나희
원주 모월양조장
© 박나희

원주 도심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20여 분 달리다 보면, 치악산과 백운산 줄기에서 뻗어 나온 산자락이 어느새 시야를 가로막는다. 판부면 신촌리, 야트막한 능선을 마주한 땅에 모월양조장이 있다. 양조 시설과 시음 공간을 갖춘 2층 규모의 아담한 건물에서 원주 토착쌀 토토미로 만든 전통주가 생산된다.
모월양조장 김원호 대표가 양조에 뛰어든 이유는 단순하다. 사라져가는 논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그러려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술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기계·전자 분야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며 1990년대 유럽 여러 나라에 머문 경험도 영향을 미쳤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술을 접하고, 대체로 풍족한 삶을 누리는 현지 농민을 보면서 지역 양조장의 중요성을 일찍이 체감한 것. 원주에서 농부의 아들로 어린 시절을 보냈으니 우리 농산물의 가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에게 논은 단순히 먹을 것을 얻는 수단이 아니라, 우리 삶에 자연과 휴식을 제공하는 관광 자원이자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환경 자원이다.

원주 모월양조장
© 박나희

가수 박재범이 소주를 만들고 싶다고 찾아왔을 때 직접 농사를 짓도록 권유한 것도 바로 김 대표다. 이름만 내건 술이 아니라 진짜 전통주를 만들고 싶다면 농업법인을 설립해 제조사가 되라고 조언했다. 2022년 출시한 원소주는 당해 연도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국내 증류식 소주 시장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모월양조장과 협업해 탄생한 원소주 클래식 역시 원주 토토미로 만든다.
동학농민운동 당시 원주에서 2차 봉기를 준비하던 이들이 치악산을 일컫던 모월이라는 이름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한 지 어느 덧 10년. 현재 모월양조장에서 생산하는 전통주는 소주 모월 인과 모월 로, 약주 모월 연과 모월 청 그리고 작년 11월에 출시한 저도수 소주 나랑까지 총 5종이다. 그중 모월 인은 2020년 ‘우리술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오직 쌀과 물, 누룩만으로 빚은 모월의 술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맛과 부드러운 목넘김이 특징이다. 원주 토토미의 1년 수매량 1만 5,000톤 중 10퍼센트를 모월양조장에서 활용하는 게 김원호 대표의 목표. 세상에 농사만큼 힘든 일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직접 농사를 짓고, 양조장에서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아도 묵묵히 술을 빚는 그이니까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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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모월양조장
© 박나희
원주 모월양조장
© 박나희

Interview
(Q1) 신촌리는 어떤 동네? 양조장에서 마주보이는 매봉 능선은 한때 백로 서식지였어요. 숲에 머무는 백로가 1만여 마리에 이를 정도로 굉장했죠. 지금은 주변에 공사 소음이 많고 천이 사라지면서 다 떠났지만요. 6.25 한국전쟁 때 피난민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마을 규모가 커져 신촌(新村)이라 불리게 됐어요.
 (Q2) 이곳에 자리 잡은 이유 능선 너머 관설동에서 태어났어요. 양조장이 들어선 자리는 원래 저희 밭이었고요. 2014년 협동조합을 세우고 술도 출시했지만 양조장 운영이 쉽지 않았어요. 어린 시절 친구들을 모아 조합원 2기를 모집하고 양조장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에 아버지를 설득했죠. “수입쌀로 만드는 막걸리를 마시면서 우리 농산물을 지키자고 말하는 게 말이 돼요?” 그 말 한 마디에 아버지 눈빛이 바뀌는 걸 봤어요. 원래 원주 도심에 30평 남짓한 공간에서 술을 만들었는데, 2018년 이곳에 양조장을 새로 짓고 이전했어요.

젤라로

원주 수제 젤라토 전문점 젤라로
© 박나희
원주 수제 젤라토 전문점 젤라로
© 박나희

젤라로는 원주 최초이자 유일한 수제 젤라토 전문점이다. 작년 9월 영화관이 자리한 무실동의 멀티 플렉스 1층에 문을 열었다. 노란색 간판을 단 매장은 3평 남짓한 자그마한 규모. 진열장을 채운 젤라토의 종류는 수시로 달라진다. 재활 전문 트레이너로 일하던 박정은 대표는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디저트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젤라토를 공부하게 됐다. 아이스크림을 워낙 좋아하는데 몸을 관리하는 일을 하다 보니 먹을 때마다 늘 신경이 쓰였다고. 젤라토의 재료와 만드는 방법을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 젤라로의 젤라토는 생크림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당과 지방 함유량도 낮다. 고향인 원주의 농특산물을 더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로 로컬 푸드와 제철 식자재도 적극 활용한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젤라토는 10여 종으로, 과일과 식자재가 다양한 여름에는 개수가 조금 더 늘고, 겨울이 다가오면 한두 개 정도 줄어든다. 시그너처 메뉴는 원주 토토미로 만든 치악산 리소와 치악산 서리태. 이외에 딸기, 유자, 홍시 등 제철 과일과 쑥, 단호박, 팥 등 다양한 농산물로 만든 젤라토도 선보인다. 크림치즈와 대파, 토마토와 바질 같은 새로운 조합도 과감하게 시도하는 편이다.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대형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매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자리를 택한 박 대표의 자신감은 맛으로 증명된다. 매일 아침, 시장에서 구입한 신선한 식자재로 매장 안쪽에 숨은 주방에서 직접 젤라토를 만드는데, 식자재 고유의 맛과 식감이 생생하게 살아 있어 개성이 확실하다. ‘한 번 맛보면 단골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말을 주문처럼 되뇌는 사이 콘에 얹은 두 가지 맛 젤라토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녀의 바람대로 머지 않은 시일에 원주 어느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젤라로 2호점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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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수제 젤라토 전문점 젤라로
© 박나희
원주 수제 젤라토 전문점 젤라로
© 박나희

Interview
(Q1) 무실동은 어떤 동네? 원주의 신도심에 속한 동네예요. 주거 지역이기도 하고, 영화관과 식당, 상점 등 상업 시설도 적당히 모여 있죠.
 (Q2) 이곳에 자리 잡은 이유 당시 지원사업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라 매장을 오픈해야 하는 기한이 정해져 있었어요. 첫 매장이다 보니 고민이 많았는데, 주변에서 조금 비싸더라도 상권이 형성된 곳으로 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이 자리가 딱 거기에 부합하는 곳이었어요.
 (Q3) 앞으로 활용해보고 싶은 원주 식자재는? 원주 토종 다래로 젤라토를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다래 껍질을 제거해서 만들어보긴 했는데, 원래 껍질까지 먹는 과일이라 다시 시도해 보려고요.

Hidden Spot

원주맛집투어
© 박나희
원주맛집투어
© 박나희

원주시 지정면에 자리한 나물 전문 음식점. 이번 취재 때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자, 가장 배부르게 먹고 나온 곳이다. 메뉴는 이보다 더 간결할 수 없는 ‘밥’. 밥을 주문하면 원주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공수한 나물 반찬 10여 가지에 돌솥밥과 된장찌개, 달걀찜이 나온다. 어떤 나물이 상에 오를지 미리 알 수 없지만, 사실 어떤 것이어도 상관없다. 원주 뽕잎부터 울릉도 전호나물과 명이나물, 신안 고사리, 여수 금어도 방풍나물까지, 분명 이전에 맛본 그 어떤 나물과도 차원이 다른 맛일 테니까. 사이드 메뉴(돼지구이, 북어구이, 녹두전)도 있긴 한데, 상에 차려진 나물을 모두 비우는 것만으로도 만만치 않다.
맛의 비결은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만을 위해 정성껏 그리고 즐겁게 음식을 만들고 싶어 포털 사이트 등록마저 거절한 운영자의 철학 덕분인 듯하다. 이곳의 음식이 지금 이대로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상호는 공개하지 않는다.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길.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을 테고, 직접 가서 경험해보면 이런 결정에 동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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