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퀘벡 여행 가이드
캐나다에서 가장 넓은 주이며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퀘벡주. 퀘벡 시티부터 몬트리올까지 캐나다의 또 다른 정체성인 퀘벡주를 여행하는 방법.
Quebec Vacation Guide — 캐나다 퀘벡 여행 가이드
세련된 도시와 드넓은 자연, 반갑게 ‘봉주르’ 인사를 먼저 건네는 사람들. 퀘벡은 캐나다가 품은 또 하나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퀘벡 시티부터 몬트리올까지 삶의 기쁨을 추구하는 퀘벡을 여행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 사진 허태우
퀘벡 시티
Quebec City

퀘벡의 주도이자 퀘베쿠아(Québecois)의 근원지. 퀘벡 시티는 세인트로렌스(St. Lawrence) 강변의 고풍스러운 요새 같은 외관 속에 열정과 유쾌함, 환대를 품고 있다. 한편으로 이 아름다운 도시는 당신의 짐작보다 역사가 오래됐고, 당신이 잘 알지 못할 힘든 세월도 겪었다. ‘조용한 혁명’이라는 명칭처럼 과격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퀘벡쿠아의 언어와 일상 그리고 그들의 터전은 북미나 유럽의 여느 곳과 다르다. 그 안의 모습은 오직 퀘벡 시티만의 것이다.
올드 퀘벡 Old Quebec
퀘벡 시티의 역사와 여행은 올드 퀘벡에서 출발한다. 멕시코의 멕시코시티를 제외하면, 북미에서 유일한 요새 속의 도심. 올드 퀘벡은 퀘벡 시티의 동쪽 약 1.35제곱킬로미터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198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으며, 라 시타델 드 퀘벡(La Citadelle de Québec)을 정점으로 어퍼 타운과 로어 타운으로 나뉜다. 어퍼 타운은 낭만적 조망으로 로어 타운을 내려다보고, 로어 타운의 아기자기한 골목은 신대륙 초기 이주민을 다룬 영화의 세트장처럼 옛 시간을 소환한다.
기하학적 구조를 띤 시타델은 미국에 대항해 퀘벡을 방어하기 위해 1820년에 처음 지은 요새다. 대서양으로 연결되는 세인트로렌스의 강폭이 바로 요새 앞에서 좁아지기 때문에 접근하는 배들을 모두 대포의 사정거리 안에 둘 수 있었다. 꽤 철저하게 침략에 대비했으나, 실제로 전쟁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가이드 투어에 참가하면, 시타델에 얽힌 역사와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들을 수 있다. 요새에는 세계대전에 참여했던 캐나다 왕립 22연대의 일부가 아직 주둔 중이다.


시타델 아래쪽으로는 퀘벡 시티에서 가장 유명한 전망을 볼 수 있는 바스티옹 드라렌 공원(Parc du Bastion-de-la-Reine)이 있다. 페어몬트 르 샤토 프론트냑(Fairmont Le Château Frontenac) 호텔과 뒤프렝 테라스(Terrasse Dufferin) 산책로 그리고 세인트 로렌스강이 어우러진 그림 엽서 같은 풍경 말이다. 공원 경사면의 작은 휴식처인 생드니 테라스(La Terrasse Saint-Denis)에서는 엽서 같은 사진을 찍으려는 여행객의 무리가 쉴 새 없이 포즈를 취한다.
공원의 잔디밭을 따라 내려가 뒤프렝 테라스를 조금만 거닐어 로어 타운으로 향한다. 로어 타운에는 18세기 노르망디풍 주택이 자갈 깔린 거리 양옆으로 늘어서 있고 숍과 카페가 즐비하다. ‘목 부러지는 계단’으로 해석되는 에스칼리에르 카스쿠(Escalier Casse- Cou)에서 바라보는 프티샹플랭(Petit-Champlain) 거리의 풍경이 특히 인상깊다. 거리가 얼어붙는 겨울에는 계단에서는 사진만 찍고 (넘어지기 전에) 퓨니큘라를 타고 오르내리기를 권하기도 한다. 로어 타운 안 또 하나의 유명 장소는 플라스로얄(Place-Royale)이다. 1608년, 사뮈엘 드 샹플랭이 정착했던 바로 그 장소다. 작은 광장 앞 교회 계단에 앉아서 길거리 공연을 잠시 구경하다가, 라 프레스크 데 퀘베쿠아(La Fresque des Québécois) 벽화를 감상해보자. 거리를 재현한 듯 시선을 속이는 벽화에는 퀘벡의 역사 속 주요 인물 17명이 실물 크기로 그려져 있다.

생장밥티스트와 생로슈 Saint-Jean-Baptiste & St. Roch
구시가 어퍼 타운으로 발걸음을 돌린 후, 생장 가(Rue Saint-Jean)의 활기찬 레스토랑들을 지나치면 존 게이트(St. John Gate)가 등장한다. 구시가를 둘러싼 성문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곳이다. 성문 앞 듀빌 광장(Place D’Youville)을 기점으로 퀘벡 시티의 시간은 현대로 넘어온다. 생장밥티스트라고 부르는 동네다. 거리 양쪽에서는 현지인이 애용하는 카페와 레스토랑, 펍이 여럿 자리하는데, 구시가의 단체 관광객을 피해 현지의 친근한 분위기를 느껴보기 좋다. 생장 가의 낮은 벽돌 건물들 중 하나에 들어선 칸툭 마이크로 토레팍숀 (Cantook Micro Torréfaction)에서는 퀘벡 시티에서 가장 훌륭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생장밥티스트의 아랫동네는 생로슈다. 퀘벡 시티 최고의 레스토랑과 펍이 모여 있고, 주말이면 젊은 퀘벡쿠아의 환호가 여기저기에서 들려 오는 곳이다. 해 질 무렵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아르데코 스타일의 포부르 계단(Escalier du Faubourg)을 이용해 생로슈로 내려가보자.
생로슈는 요리를 향한 퀘베쿠아의 애착으로 충만하다. 캐나다 최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여러 차례 선정된 바투토(Battuto), 셰프 앤서니 보데인(Anthony Bourdain)이 추천한 라페어 에 케첩(l’Affair est Ketchup), 페루와 캐나다 요리의 결합을 내는 투미(Tumi) 등, 외관은 평범하나 문을 열고 들어가면 현란한 미식이 펼쳐지는 레스토랑이 곳곳에 숨어 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인근의 라이브 바와 마이크로 브루어리로 자리를 옮겨 퀘벡 시티의 밤을 즐겨보자. 구시가의 관광객으로는 경험하지 못할 퀘베쿠아의 조용한 열기를 알 수 있을 테니까.
로렌시안
Laurentians

몬트리올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의 로렌시안 지역은 액티비티와 음식의 무대다. 굽이치는 로렌시안 산맥과 그 사이에 자리한 투명한 호수와 강은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한 환경의 밑바탕이다. 여름 시즌에는 하이킹과 사이클링 그리고 미식 루트인 슈맹 드 테루아를 따라 경험하는 풍부한 로컬 식자재의 맛이 주요 여행 포인트. 겨울 시즌에는 몽트랑블랑 스키 리조트로 휴양객이 모여들고, 아프레스키 파티가 추위를 녹인다.
슈맹 드 테루아 ChemindeTerroir
즐거운 점심 식사로 로렌시안 여행을 시작해보자. 라본테 드 라 폼므(Labonté de la Pomme) 는 슈맹 드 테루아 중 한 곳인 과수원이자 애플 섁(apple shack)이다. 보통 캐나다 동부 지역에서는 메이플 시럽을 제조하는 창고나 가게를 슈거 섁(sugar shack)이라고 통칭한다. 유명 슈거 섁은 메이플 시럽과 농산물을 사용한 온갖 달콤한 음식을 낸다. 이와 비슷한 애플 섁은 사과 사이더나 잼을 만드는 곳. 당연히 이를 활용한 애플 섁의 음식도 달콤하고 맛있을 수밖에 없다.


라본테 드 라 폼므의 애플 섁에서 먹는 식사는 테이블을 가득 채울 만큼 푸짐하다. 사과 콩포트와 베이컨, 오카 치즈를 넣은 와플 버거, 사과나무 장작으로 훈연한 홈메이드 소시지, 사과 비니거를 뿌린 샐러드, 사과 젤리와 빵, 갓 생산한 애플 사이더와 주스 등. 로렌시안의 자연이 선사한 맛으로 완성한 더할 나위 없는 점심이다. 식사 후에는 싱그러운 초록빛과 연푸른 하늘이 펼쳐지는 과수원을 한가로이 산책하며 칼로리를 태울 수 있다. 계절에 따라 피크닉 프로그램과 과일 수확 체험도 진행하니, 관심 있는 여행자는 웹사이트에서 스케줄을 확인하자. 애플 섁 내 상점에서는 라본테 드 라 폼므가 생산한 여러 식자재와 사이더리를 구입할 수 있다.

몽트랑블랑 Mont-Tremblant
로렌시안의 액티비티 중심지는 몽트랑블랑이다. 로렌시안의 산등성이에 둘러싸인 이 소도시는 수려한 풍경 속 국립공원과 스키 리조트, 레이싱 경기장, 여러 골프장을 아우른다.
우선, 헬리트랑블랑(Héli-Tremblant)의 헬리콥터 투어(www.heli-tremblant.com)로 몽트레블랑의 자연을 한눈에 감상해보자. 하늘에서 내려다본 몽트랑블랑은 빽빽한 숲과 완연한 산기슭, 물낯 위로 구름을 반사하는 호수 때문에 인상주의자의 캔버스를 보는 것 같다.
몽트랑블랑 풍경의 대부분은 1,500제곱킬로미터가 넘는 몽트랑블랑 국립공원이 차지한다.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여행자에게는 커다란 흥분을 안겨주는 곳. 400킬로미터가 넘는 하이킹 코스와 자전거 루트가 조성되어 있고, 카누와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여러 개의 강이 흐른다. 공원의 끝자락에 들어선 트랑블랑 리조트는 캐나다 동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키 여행지다. 퀘벡의 ‘휘슬러’라는 별명을 듣고 있으며, 무려 102개의 스키 코스를 보유했다. 호텔과 레스토랑, 숍 등이 한 곳에 모인 리조트 타운은 엔터테인먼트와 편의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 단풍의 절경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서, 가을 시즌에는 곤돌라와 집 트렉을 타려고 길게 줄이 늘어선다.
온종일 야외 활동을 만끽한 후에는 스칸디나브 스파 몽트랑블랑(Scandinave Spa Mont-Tremblant)에서 고요하게 피로를 풀 수 있다. 온수와 냉수 풀, 건식과 습식 사우나, 라운지와 해먹, 선 베드 등을 구비한 야외 스파 시설이다. 완벽한 휴식을 위해서 시설 내에서는 전자기기 사용이 금지되고 대화도 금지. 그 덕분에 잠시나마 세상과 동떨어진 느낌에 빠져들 수 있다. 선 베드에 편안히 누워 눈을 감으면 오직 찰랑이는 물소리와 간들간들 바람소리만 들려올 뿐이다. 기온이 따뜻할 때는 스파와 연결된 강으로 내려가 색다른 야외 수영을 시도해볼 수 있다.


To stay 페어몬트 트랑블랑(Fairmont tremblant)
2017년에 대대적 레너베이션을 거친 페어몬트 트랑블랑은 겨울 시즌에 탁월함을 선사한다. 트랑블랑 리조트 빌리지에서 유일하게 스키를 타고 출입이 가능하고, 스키 장비를 보관해주는 스키 발렛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슬로프와 연결되는 야외 테라스에서 아프레스키를 즐길 수도 있고, 실내 · 외 온수 수영장은 날씨와 상관없이 문을 연다.
물론 여름 시즌에도 모자랄 것 없는 휴식처다. 투숙객이 골프와 하이킹, 혹은 순수한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한다. 주말에는 요가 클래스와 하이킹 프로그램에도 무료로 참가 가능하다. 모든 객실이 몽트랑블랑의 멋진 전망을 누릴 수 있고, 소파 베드와 주방 시설을 갖춘 스위트룸은 가족이나 단체 여행객이 장기간 머물기에 좋다.
페어몬트 트랑블랑의 또 다른 장점은 다이닝이다. 슈 그라 (Choux Gras)는 현대적 감각이 가미된 레스토랑으로, 몬트리올의 파인 다이닝에 버금가는 요리와 서비스로 무장했다. 이탈리안 비스트로 콤투아(Comptoir)는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현지 식자재를 사용한 수준급 요리를 낸다. 노 플라스틱 정책을 준수하는 카페 리코셰(Ricochet)는 야외로 나가기 전, 간단한 먹거리가 필요한 이에게 딱 알맞은 선택지다. 280캐나다달러부터, www.fairmont.com/tremblant
우타웨
Outaouais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Ottawa)와 강 하나를 두고 접한 우타웨는 현지인의 주말 휴식처로 사랑받는다. 온타리오 주의 오타와는 물론 퀘벡주의 대도시 몬트리올과 멀지 않고, 오타와강을 따라 펼쳐지는 느긋한 자연 환경이 여유로움을 온전히 선사해주는 덕분이다. 자연 속에서 나긋하게 숨 쉬고 있는 매력적인 마을과 역사적 장소는 여유를 부리며 방문해볼 가치가 충분하다. 그중 몽트벨로는 우타웨의 매력을 가장 잘 드러내는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오타와 강변의 숨은 진주 같은 이곳에는 캐나다의 역사적 호텔 중 하나가 손님을 기다리고, 지역색을 뽐내는 숍과 우아한 저택 그리고 흥미진진한 자연 공원 등이 자리한다.


몽트벨로 Montebello
몽트벨로에서 맛볼 수 있는 인기 로컬 푸드는 치즈와 초콜릿이다. 가족이 운영하는 프로마 제리 몽트벨로(Fromagerie Montebello)는 2011년에 문을 연 치즈 전문점으로, 로컬 식자재 숍과 레스토랑도 겸한다. 자체 생산한 치즈를 곁들인 샐러드와 푸틴은 물론 샌드위치까지 모든 메뉴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타와강을 조망하는 테라스석도 갖춰 주말에는 일찍 자리를 잡는 게 좋다.
프로마제리와 도보로 10분쯤 떨어진 초코모티프(Choco Motive)는 공정 무역 카카오를 사용해 초콜릿을 만드는 전문점이다. 옛 기차역 건물을 복원해서 사용하는데, 수십여 가지의 로컬 크래프트 맥주와 각종 기념품도 판매한다. 테이스팅 워크숍에 참가하면, 와인이나 맥주 등의 주류와 페어링해서 각기 다른 스타일의 초콜릿을 맛볼 수 있다.

파크 오메가 Parc Omega
동물 애호가는 파크 오메가를 꼭 방문해야 할 리스트에 올려 놓자. 약 8제곱킬로미터의 면적의 부지에 20여 종의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공원이다.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 동물을 보호하고 관리하며, 셀프 드라이브 사파리 등의 차별화된 액티비티를 운영한다.
공원 안으로 자동차를 몰고 약 12킬로미터 길이의 트레일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사슴과 순록, 멧돼지, 엘크 등이 차창으로 다가와 먹이를 달라고 치근덕댄다. 이때 두려워하지 말고 당근을 입에 넣어주거나 근처로 던져주자. 오늘의 식사를 해결한 동물들은 여유롭게 자동차를 지나쳐 갈 테니까. 도로를 거니는 초식동물 외에 곰, 늑대 등의 육식동물은 특별 구획으로 관리된다. 그들은 바깥 세상에는 관심 없는 듯 어슬렁거리거나 서로 장난치기 바쁘다. 차를 멈추고 자세히 살펴보면, 얼굴 표정까지 확인할 수 있다. 전체 트레일을 둘러보는데 3시간쯤 걸린다. 공원은 환경 친화적으로 운영되고, 야생동물의 서식지와 행동에 대해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텐트와 캐빈 숙박 시설을 예약하면 늑대와 곰의 울음소리와 함께 잠들 수도 있다.


To stay 페어몬트 르 샤토 몬테벨로(Fairmont Le Chateau Montebello)
페어몬트 르 샤토 몬테벨로는 커플과 가족을 위한 캐나다의 베스트 리조트로 꼽힌다. 본관은 1930년 완공된 세계에서 가장 큰 통나무 건축물 인데, 핀란드 건축가의 설계로 1만여 그루의 적삼나무를 사용해 4개월 만에 완공했다고 한다. 초기에는 상류층의 사교 클럽을 위한 공간이었 다가 호텔로 바뀌었고, 1999년부터 페어몬트 브랜드를 달게 됐다.
3층 높이의 웅장한 로비부터 샤토 몬테벨로 호텔의 영화로운 시기를 재현하는 것만 같다. G7 정상 회담 등의 국제 행사가 이곳에서 열렸고, 수많은 정 · 재계 인사가 머물며 친목을 다졌다. 아트리움 통로에는 샤토 몬테벨로를 산책하는 여러 대통령과 총리의 사진이 걸려 있다. 나무와 패브릭으로 장식한 넓은 객실은 클래식한 분위기를 풍기며 오래된 별장에 온 듯 아늑하다. 수영을 못하더라도 아르데코 스타일의 실내 수영장에는 꼭 가볼 것. SNS 피드를 장식할 괜찮은 사진을 건질 수 있을 테니까. 이외에도 18홀 골프 코스와 요트 마리나를 보유했고, 넓은 부지를 활용해 승마와 스탠드업 패들 보드 등 40여 가지의 다채로운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320캐나다달러부터, www.chateau-montebello.com
몬트리올
Montreal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파리에 이어 프랑스어 사용자가 두 번째로 많은 도시. 몬트리올은 유럽의 전통과 북미의 현대성을 잘 조직된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간직하고 있다. 조약돌이 깔린 골목과 19세기의 대성당이 고층 빌딩과 현대 미술 작품 곁에 서 있고, 혁신적인 대중문화와 아이코닉한 음식은 예외 없이 매혹적이다. 서커스 공연과 영상 그래픽 같이 서로 이질적인 산업의 세계적 본거지이기도 하다. 만약 캐나다가 앞으로 어떻게 진보할지 궁금하다면, 바로 몬트리올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다운타운 몬트리올 Downtown Monteal
다운타운의 빌 마리 광장(Place Ville Marie) 위에 매달린 지름 30미터의 거대한 더 링(The Ring)에서 몬트리올의 변화를 발견해보자. 2022년 여름에 등장한 이 랜드마크는 공중에 떠 있는 거대한 설치 조각으로, 몬트리올의 과거와 현재를 한데 모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더 링을 위시로 다운타운의 재개발이 속속 정리되는 중이다. 몬트리올 광역급행철도(REM)가 개통되면서 이 대도시는 성장과 변화의 추진력을 한층 더 확보했다.
다운타운의 아래, 그러니까 도심의 지하는 몬트리올의 지하 보행자 네트워크(Le Réseau Piétonnier Souterrain de Montréal)로 촘촘하게 연결된 다층적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추운 겨울에도 대도시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유지하려고 지하 복합 단지를 만든 것이다. 지하도의 총길이는 33킬로미터. 복잡한 지하도를 따라 기차역, 호텔, 미술관, 공연장, 쇼핑몰, 사무실, 대학교가 연결되어 여행자나 비즈니스맨이나 미끄러져 넘어질 일은 없다. 지하도만 이용해 각종 패션 브랜드를 쇼핑하고 예술 작품 전시도 관람한 후, 몬트리올에서 가장 핫한 전 세계 음식을 한데 모은 타임아웃 마켓(Time Out Market)에서 식사와 칵테일을 맛보며 반나절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마일 엔드 Mile End
마일 엔드는 몬트리올 청춘의 에너지를 잔뜩 풍기는 동네.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의 좋은 사례로 본받을 만한 곳이다. 20세기의 흔적을 과시하는 낮은 벽돌 건물들이 40개의 블록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로컬 카페와 레스토랑, 빈티지 숍이 구석구석 자리한다. 보행로에는 거리의 식물원처럼 풀과 나무를 무성하게 심어 놓았기 때문에 동네 전체가 공원 같기도 하다. 모퉁이를 돌 때 불쑥 튀어나오는 과감한 그라피티는 마일 엔드의 창조적 분위기에 일조한다.
동네 사람들의 태도와 활동도 다운타운과 매우 다르다. 히피와 힙스터를 절충한 의상을 걸친 이들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기념품부터 샤넬 럭셔리 자켓까지 무궁무진한 빈티지 제품을 파는 숍을 드나들고, 에스프레소 카페의 좁은 테이블은 하나같이 만석이다. 그래픽 노블 전문 서점과 시네마 카페, 마이크로 브루어리도 북적이고, 갤러리의 소품들은 쇼위도에서 반짝인다. 바로 옆 동네인 프티트 이탈리(Petite Italie)에서 세력을 확장한 정통 핏제리아와 비스트로까지 가세해 수다와 활기는 배가된다. 마일 엔드의 에너지에 정신이 혼란스러워질 무렵, 반드시 먹어야 할 것이 있다. 몬트리올 현지인이 열을 올리며 자랑하는 베이글이다. 전설적인 두 곳의 베이글 가게, 페어마운트 베이글(Fairmount Bagel)과 비아퇴르(St. Viateur) 본점이 마일 엔드에서 자웅을 겨루고 있다. 날씨가 화창하다면, 페어마운트 베이글을 포장해서 벤치에 앉아 크림치즈를 잔뜩 발라 음미하기를 추천한다.


올드 몬트리올 Old Montreal
17세기에 조성된 올드 몬트리올은 관광객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찾는 구역이다. 좁은 골목과 단체 관광객이 깃발을 흔드는 광장, 고고학 박물관과 과학 박물관, 고딕 양식의 성당과 수도원 건물 그리고 동심 어린 관람차가 서 있는 항구 등 400여 년에 걸친 몬트리올의 역사가 압축되어 있다.
평일 오후만 되면 올드 몬트리올의 거리마다 사람이 붐빈다. 식물이 늘어진 토미 카페(Tommy Café)와 오래된 은행 건물을 레너베이션한 크루 컬렉티브 앤 카페(Crew Collective & Café)처럼 인스타그램에서 인기 높은 장소는 빈 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 그럴 때는 골목을 산책하다가 노트르담 성당(Notre-Dame Basilica of Montreal)에서 화려한 멀티미디어 공연을 관람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자.
17세기의 검박한 석조 교회에서 출발한 몬트리올의 노트르담 성당은 도시의 역사와 함께한 종교와 예술의 발자취를 증명하는 곳이다. 카르티에 광장 앞에 굳건하게
서 있는 성당은 파리의 대성당처럼 전면에 두 개의 탑을 둘렀고, 스테인드글라스와 파이프 오르간이 보이는 실내는 신성함을 더한다. 저녁 시간에 펼쳐지는 오라 익스피리언스(AURA Experience) 멀티미디어 쇼는 역사적 공간이 현대의 눈속임 기술로 어떻게 부활하는지 목격하는 순간이다. 성당 안의 벽과 천장에 투사된 그래픽 조명이 오케스트라의 음악에 맞춰 시시각각 변화하며, 마치 시공간을 넘나드는 듯한 몬트리올의 오늘처럼 드라마틱한 볼거리를 완성한다.


To stay 페어몬트 더 퀸 엘리자베스(Fairmont The Queen Elizabeth)
페어몬트 더 퀸 엘리자베스는 1958년 개장 당시 에스컬레이터와 에어컨을 설치한 북미 최초의 호텔이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곳을 재임 기간 10년마다 찾기도 했다. 몬트리올의 다운타운의 랜드마크로 도시의 흥망을 겪었고, 1억 4,00만 달러를 들인 레너베이션 끝에 2017년에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개장했다.
호텔은 지하 보행자 네트워크와 바로 연결되어 몬트리올 중앙역이나 다운타운 쇼핑가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로비를 포함한 저층의 개방 공간은 컨벤션 홀 및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자연스레 확장된다. 캐나다 호텔로는 처음으로 로비에 로컬 푸드 마켓까지 마련해 지역 커뮤니티와 유대감도 형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레너베이션을 거쳐 실내 수영장을 갖춘 첨단 웰니스 센터와 스파가 추가됐다.
객실은 20세기 중반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현대적 터치로 말끔하게 마감했다. 객실 위치에 따라 창밖으로 보이는 몬트리올의 복합적 풍경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 어메니티는 당연히 페어몬트 브랜드 전용 르 라보(Le Labo) 제품. 페어몬트 골드 회원은 멋진 전망이 일품인 21층의 전용 라운지에서 간단한 스낵과 음료를 이용할 수 있고, 고층 객실을 우선 예약할 수 있다. 존 레논과 오노 요코가 신혼여행 대신 평화 시위를 위해 머물렀던 ‘스위트룸 1742’는 음악적 영감을 가미해 디자인됐는데, 직접 예약해 투숙하거나 투어를 신청해 둘러볼 수 있다. 386캐나다달러부터, www.fairmont.com/queen-elizabeth-montr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