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릭파판 48시간 여행

48 Hours in Balikpapan —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48시간 여행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의 발릭파판. 19세기 말, 인도네시아 최초로 석유가 발굴되자 조용하던 어촌이 석유와 광업의 중심지로 변모했다. 한 세기를 건너 도시 탄생 123주년을 맞이한 발릭파판은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을 준비하며 또 한번의 변화를 기다린다. 인도네시아의 중심지를 눈앞에 둔 곳. 현지인의 생활상이 도드라진 활기찬 도심과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깊은 우림을 체험하며 발릭파판 48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글 허태우
사진 이진욱
사진 한성필
취재 협조 한아세안센터 aseankorea.org

© 허태우
© 이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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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날 14:00 현지 시장의 활기 느껴보기

클라다산 시장
Pasar Klandasan

다운타운의 현대식 복합 쇼핑몰 바로 옆, 해안가를 따라 길게 형성된 옛 시장에서 도시의 호흡을 목격해보자. 클라다산 시장은 마치 발릭파판의 혼잡함을 고스란히 수집한 것 같다. 정제되지 않은 첫인상이 오히려 외지인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람들의 번잡한 움직임과 곳곳에 늘어선 가판대를 마주하면 그저 오래된 시장 중 하나로 보이지만, 흥미로운 질서가 그 안에 흐른다. 마치 운동장에 도열한 식자재와 생필품의 회합 같다고 할까? 미로처럼 얽힌 시장 안에는 바나나와 코코넛 등의 열대과일부터 어류, 육류, 채소, 식료품, 가정용품, 귀금속까지 각종 상품이 영역에 맞춰 정연하게 배치되어 있다. 형태와 색이 서로 조화를 이뤄 진열된 모습은 일상에 뿌리내린 디자인 감각마저 내비친다. 이런 다채로움 속에서 현지인은 묵묵히 일하고 친근하게 미소 짓는다. 만약 당신이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있다면 그들 모두가 멋지 포즈를 취해줄지도 모른다. 클라다산 시장은 정부가 소유하고 관리하는데, 2021년부터 대대적 레너베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Klandasan Ulu, Balikpapan Ko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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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 인도네시아 커피 마스터링

아노님 코피
Anonim Kopi

인도네시아는 세계 3대 커피 생산국이고, 커피는 이 나라를 대표하는 기호식품이자 문화다. 발릭파판에서도 이는 예외가 아니다. 멋진 석양을 감상하며 다채로운 커피를 음미할 수 있는 아노님 코피. 유명 카페가 모인 숭가이 암팔(Sungai Ampal) 거리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곳이다. 원두는 발릭파판의 6번가 로스터리(6th Road Roastery) 제품을 사용하는데, 인도네시아 전역 유명 커피 산지의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를 특성에 맞춰 배합했다. 즉, 인도네시아의 커피만 맛볼 수 있다는 말. 아노님 코피에서 내는 커피는 20여 가지가 넘는다.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부터 필터 커피와 콜드 브루는 물론, 토닉 워터를 섞은 커피 토닉, 연유를 넣은 말레이시아 스타일의 코피 수수(kopi susu), 인도네시아 스타일의 코피 투브룩(kopi tuburuk) 등이다. 기온이 선선해지는 늦은 오후에는 열대 풍경에 어울리는 부드럽게 달콤한 크림 브륄레 라테를 추천한다.

1만7,000 ~ 2만6,000루피아

Sumber Rejo, Balikpapan Tengah

anonym.kopi

© 이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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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

오션스 레스토랑
Ocean's Resto

여러 여행 정보 제공 사이트가 발릭파판 최고의 해산물 레스토랑으로 추천하는 곳. 중심가에 자리해 찾아가기도 쉬운 편이다. 해변을 마주한 넓은 야외 테라스석에서 짙푸르게 변하는 인도양의 하늘 아래 멋진 저녁을 즐길 수 있다. 신선한 해산물 위주의 다채로운 현지 요리를 주로 내며, 동남아시아 음식과 피자, 햄버거 등도 메뉴에 올라 있다.

6만 루피아부터. 해산물은 무게 단위로 판매한다.

Jalan Jenderal Sudirman, Ruko Bandar Blok No.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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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쉐라톤 포 포인츠
Four Points by Sheraton

발릭파판의 술탄 아지 무함마드 술래이만 세핑안 공항(Sultan Aji Muhammad Sulaiman Sepinggan)에서 차로 약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호텔이다. 비즈니스 여행자와 레저 여행자 모두에게 알맞은 시설과 서비스가 장점. 현대적이고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췄고 피트니스 센터는 24시간 개방한다. 2층의 레스토랑 더 이터리(The Eatery)는 현지식을 적절히 접목시킨 건강한 조식 뷔페를 제공한다. 2층 야외 테이블에서는 늦은 저녁 간단히 음료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다.

64만 루피아부터.

marriott.com

© 이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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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10:00 보르네오 자연에서의 깨달음

삼보자 레스타리
Samboja lestari

오랑우탄은 전 세계에서  보르네오섬과 수마트라섬에서만 서식한다. 보르네오섬은 멸종 위기에 처한 오랑우탄을 보호하기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펼친다. 그 중심에는 1991년 네덜란드 출신의 윌리 스미츠(Willie Smits) 박사가 설립한 인도네시아 NGO 단체 보르네오 오랑우탄 생존 재단(Borneo Orangutan Survival Foundation, BOSF)이 있다.

2001년, BOSF가 발릭파판에서 35킬로미터 떨어진 삼보자 지역에 조성하기 시작한 삼보자 레스타리는 열대우림을 복원하고 오랑우탄을 보호하는 곳이다. 벌목과 농업 때문에 심각한 피해에 시달렸던 1,800헥타르 규모의 숲에 수십 만 그루의 수목을 심고 유기적인 생태계를 회복에 전념한다. 동시에 오랑우탄과 말레이곰 서직지를 만들어 그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이런 노력 덕분에 삼보자 레스타리는 꽤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다. 열대우림의 생물다양성이 회복됐고, 강수량이 늘어났으며, 지역 주민의 소득도 안정화됐다.

삼보자 레스타리는 10개의 인공 섬을 갖춰 그 안에서 오랑우탄이 생활하며 학습하게 한다. 이곳으로 구출되어 온 오랑우탄이 자연으로 돌아가기까지 보통 약 7년이 걸린다고. 현재 삼보자 레스타리는 120여 마리의 오랑우탄을 보호 중이고 1,200마리 가까운 오랑우탄이 밀림으로 복귀했다. 숲으로 돌아간 오랑우탄은 마치 벌처럼 수목의 씨앗이 넓게 퍼지도록 매개체 역할을 한다. 즉 보르네오의 밀림은 오랑우탄 없이 성장하기 어렵다. 안타깝게도 심한 트라우마를 겪은 오랑우탄은 평생 섬 안에서 살아야 한다. 야생에서 스스로 살아갈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방문객은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해 삼보자 레스타리의 전문 스태프와 함께 오랑우탄의 생활을 관찰하고 생태환경에 대한 지식을 키울 수 있다. 우리와 흡사한 생명체를 조우하는 순간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한다. 로미오, 람보, 애니, 말론…. 이곳의 오랑우탄은 각자의 이름이 있고, 각자의 터전이 있다. 사람과 교감하고 눈빛을 나누는 오랑우탄을 바라보면, 이들의 삶에 숲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이는 인간과 자연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고민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생태계의 일부이니 말이다.

삼보자 로지에서 식사 포함 반일 투어 1인 50만 루피아부터(예약필수)

orangutan.or.id

© 한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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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 나무 위를 걷는 모험에 도전하다

방킬라이 힐스
Bangkirai Hills

방킬라이 힐스는 열대우림 깊숙이 자리한 자연 공원이다. 방킬라이를 비롯한 열대 수목이 무성하게 자라는 숲 사이로 트레일과 캐노피 다리를 설치해 놓았고, 방문객은 숲을 걸으며 자연을 온몸으로 호흡한다. 방킬라이는 150년 정도 살 수 있으며 무려 50미터 높이까지 자란다. 이렇게 거대한 나무가 들어찬 밀림 안에서는 한낮에도 적도의 햇볕을 피할 수 있다. 숲 입구를 출발해 20여 분만 걸어가면 캐노피 다리에 도착한다. 다섯 그루의 방킬라이 나무를 연결하는 다리의 총 길이는 64미터. 인도네시아 최초이자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30미터 높이에 매달린 캐노피 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지만, 보상은 충분하고도 넘친다. 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밀림이 한눈에 들어오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평온함에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운이 좋으면, 방킬라이 사이로 날렵하게 움직이는 원숭이도 발견할 수 있다. 현지 여행사를 통해 교통과 투어를 예약해보자.

캐노피 다리 체험 7만5,000루피아

Karya Merdeka, Semboja, Kutai Kartanegara Regency

© 이진욱
© 한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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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 발릭파판의 작은 허파처럼

그라하 인다 망그로브 센터
Graha Indah Mangrove Center

그라하 인다 망그로브 센터는 자연을 존중하는 현지인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또 다른 예다. 2001년부터 환경 운동가 아구스 베이(Agus Bei)는 지역민과 함께 이 센터를 세워 8 망그로브 숲을 꾸준히 가꾸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오늘날 60만 제곱미터 규모에 40여 종의 망그로브 나무가 서식하는 숲을 일궜다. 센터는 환경에 대한 인식을 널리 알리는 교육에도 힘을 기울이며 덕분에 동칼리만탄 여러 지역에서 망그로브 숲의 중요성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발릭파판 변두리의 조용한 동네 끄트머리에 센터의 입구가 보인다. 선착장에 묶인 보트에 오르니 망그로브 나무가 드리운 숲의 터널을 향해 출발한다. 솜버강(Somber River) 따라 전진하는 보트 주위로 신선한 공기가 스쳐가고 나뭇가지 틈새로 빛이 찰랑인다. 강의 넓은 하류에서도 주위는 고요하다. 이따금 동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올 뿐이다. 30분쯤 달린 보트는 해가 천천히 넘어갈 무렵 속도를 줄여 망그로브 숲 사이로 들어간다. 이 때가 멸종위기종 코주부원숭이를 관찰하기 좋은 시간대. 숨죽인 채 고개를 드는 모두의 시선에 한가로이 노니는 코주부원숭이가 들어온다.

보트 1대 대여 30만 루피아

Batu Ampar, Balikpapan Utara

19:00

데 반다르 레스토랑
De Bandar Resto

캐주얼하고 깔끔한 해산물 레스토랑으로, 오션스 레스토랑과 가깝고 메뉴 구성도 비슷하다. 가능하면 야외석 혹은 2층의 바다 전망 테이블에 자리를 잡자. 두꺼운 메뉴판이 선택의 고민을 안기는데, 튀김과 게 요리를 추천한다.

4만 루피아 부터, 해산물은 무게 단위로 판매

Jalan Jenderal Sudirman, Ruko Bandar blok no. 2

© 이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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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 10:00 멜라위 해변
Pantai Melawai

도심에서 불과 약 3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말라위 해변에는 당연하다는 듯 많은 현지인과 여행객이 찾아온다. 백사장은 없지만, 바다와 접한 도로변을 따라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기에 딱 알맞다.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풍경은 발릭파판의 축소판 같다. 발릭파판만(Balikpapan Bay)의 바다 위로 작은 고깃배, 거대한 바지선과 육중한 유조선 등이 줄줄이 떠다니고, 근처에는 사무실과 관공서, 상업시설이 들어서 있다. 해변 끝으로는 세미양 항구와 석유화학 단지가 이어진다. 노천의 간이 식당과 가게도 천연덕스럽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와중에 살짝 바람이 불어 야자수가 흔들리며 느긋한 분위기를 이룬다. 참고로 저녁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기도 한다. 보르네오섬 동쪽에서 해수면에 반사되는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 허태우
© 이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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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단디토 레스토랑
Dandito Restaurant

특제 소스를 내세우는 게 요리 전문 레스토랑. 껍질이 무른 연갑게(kepiting soka), 수게(kepiting jantan), 암게(kepiting betina)의 세 종류 게에 소스를 골라 주문할 수 있다. 단디토 소스는 맵고 달콤한 맛이 감치게 조화를 이뤄 입맛을 돋운다.

수게 요리 27만5,000루피아

Jalan Marsma Iswahyadi no.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