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통조림의 세계

우설, 닭고기 밥, 차완무시, 오코노모야키. 일본 통조림은 단순한 저장식품을 넘어 지역 명물과 요리까지 담아낸다. ‘열어봐야만 알 수 있는’ 통조림의 매력에 빠져 일본의 다양한 통조림을 경험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 김호는 책 〈까먹는 재미〉를 통해 통조림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글・그림 김호
정리 표영소



데미그라스 소스 니코미 규탕
牛たんデミグラスソース煮込み

Ⓒ 김호

“푸근하고 그윽한 단맛의 데미그라스 소스는 어렸을 때 먹었던 추억의 햄버그 맛을 떠올리게 했고, 두툼한 고기의 씹는 맛도 무척 만족스러웠다. 고기의 양도 섭섭지 않게 들어 있었다. 통조림 책을 쓰면서 이런 표현을 쓴다는 게 좀 웃기지만, 이제껏 먹었던 통조림 중 가장 통조림스럽지 않은 맛이었다. 크, 대박이네.”

・가격 : 920엔
・중량 : 170g (고형량 80g)
・제조사 : 기노야 이시노마키 수산(木の屋石巻水産). 1957년 일본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에서 시작된 가공식품 회사다. 고등어와 고래고기 등 이시노마키 앞바다에서 잡은 신선한 해산물과 지역 육류를 활용한 프리미엄 통조림 제품을 생산한다.
・상품 설명 : 두툼하게 썬 우설을 진한 데미그라스 소스와 함께 푹 끓여 만든 제품. 미야기의 향토 음식인 우설 요리에서 영감을 받아 5년에 걸쳐 개발했다.
・먹는 방법 : 물이 끓으면 불을 끄고 캔을 넣어 약 5분간 데워 먹는다.


히로시마 시루나시 탄탄멘
広島汁なし担々麺の素

Ⓒ 김호

“탄탄멘 맛은 오묘했다. 산초향이 팡팡 나는 것은 좋았고 잘 어울렸다. (중략) 그렇지만 차가운 탄탄멘 소스는… 애매했다. 어렸을 때 자주 먹던 추억의 고추참치가 떠올랐다. 고추참치 통조림의 돼지고기 버전 같은 느낌? 함께 먹은 국수가 얇은 나머지, 소스의 여운이 너무 오래 남는 것도 별로였다.”

・가격 : 398엔
・중량 : 90g
・제조사 : 야마토푸즈(ヤマトフーズ). 히로시마의 식품 제조 회사.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만드는데, 히로시마산 레몬으로 만든 조미료 레모스코(レモスコ)가 가장 유명하다.
・상품 설명 : 히로시마의 명물인 ‘국물 없는 탄탄면(汁なし担々麺)’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스 통조림.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사용한 베이스에 보리된장과 간장, 화자오, 산초, 고추를 넣어 감칠맛과 매운맛을 살렸다.
・먹는 방법 : 면에 비벼 먹거나 밥이나 두부 토핑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나카이소노 카키오코
中磯のカキオコ缶

Ⓒ 김호

“캔 안에 미니 햄버거의 패티 같은 오코노미야키가 두 장 들어 있었는데, 음… 미리 검색해 보지 말 걸 그랬나? 비주얼이 좀 아쉬웠다. 통조림치고 큰 훈제 굴이 들어 있긴 했으나, 수분이 많아 조금 질척이는 느낌. 하지만 접시에 옮겨 전자레인지에 데운 뒤, 동봉된 소스를 뿌리고 가츠오부시(개인 소장)까지 넉넉히 뿌려주니 꽤 그럴듯해 보였고, 맛도 맥주 안주로서 나쁘지 않았다.”

・가격 : 1,000엔대
・중량 : 140g
・제조사 : 아사히텍스(旭テックス). 아사히텍스 유한회사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브랜드 유다치(レストラン夕立)는 오카야마현 비젠시(備前市)의 항구 마을 히나세(日生)에 자리한 향토 음식 전문점이다. 이 일대에서 잡은 신선한 굴을 듬뿍 넣어 만든 굴 오코노미야키 카키오코(カキオコ), 장어덮밥, 호로몬 우동 등을 맛볼 수 있다.
・상품 설명 : 레스토랑 유다치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카키오코 통조림. 히나세 지역에서 채취한 굴로 만든 미니 오코노미야키 2장이 들어 있다.
・먹는 방법 : 내용물을 접시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 먹는다.


카이센 차완무시
海鮮茶わんむし

Ⓒ 김호


“풍부한 향만큼이나 다른 것도 좋았다. 차완무시 특유의 보들보들한 식감이 훌륭하게 구현되어 있었고 감칠맛도 그윽했다. 한술 떴더니 온천에 발을 담근 것처럼 몸에 온기가 도는 기분마저 들었다. (중략) 은행 새우, 가리비, 가마보토 등 스푼을 넣을 때마다 다른 재료들이 딸려 올라왔는데, 다들 재료 본연의 맛을 확실히 보여주면서 계란과의 일체감까지 훌륭해 먹으면서도 왜 맛있지? 이유를 곱씹었다.”

・가격 : 486엔
・중량 : 90g
・제조사 : 고마치식품공업(こまち食品工業株式会社). 아키타현 미타네정(三種町)에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통조림과 레토르트 식품을 만드는 식품 전문 회사다. 아키타산 쌀과 천연 지하수만으로 만든 죽 통조림을 비롯해 지역 향토 식문화가 담긴 제품이 유명하다.
・상품 설명 : 2015년 출시한 2종의 차완무시 통조림 중 하나로, 차완무시의 부드러운 식감과 해산물 육수의 풍미를 살린 제품.
・먹는 방법 : 별도의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고, 살짝 데워 먹으면 더 맛있다.


우나기 카바야키
うなぎ蒲焼

Ⓒ 김호


“통조림의 길이만 한 장어토막이 3개 들어 있었는데, 입안에서 자잘 자잘 보스라지는 장어의 살맛이 꽤 고소했다. 특히 껍질 부분과 살코기를 함께 먹으면 장어껍질 특유의 농후한 기름기가 물씬 느껴져 맛있게 먹을 수 있었는데, 큼지막한 덩어리를 한입에 덥석 베어 무는 쾌감이 상당했다. 기대했던 장어 타래 소스는 생각만큼 진하지 않았지만 달콤짭쫄, 장어의 에센스를 듬뿍 머금고 있는 맛있는 소스였다.”

・가격 : 1,000엔대
・중량 : 100g
・제조사 : 하마나코식품(浜名湖食品). 1934년 시즈오카현 하마나호(浜名湖) 지역에서 창업한 일본의 유서 깊은 장어 가공 회사. 하마나코산 장어로 만든 전통 가바야키(蒲焼)통조림으로 명성을 이어왔으나, 최근 사업을 종료했다.
・상품 설명 : 간장, 설탕, 미림 등으로 만든 달콤 짭짤한 양념을 발라 구운 장어 가바야키가 한 장 한 장 기름 종이에 포장돼 있다. 별도의 캔 오프너가 필요하다. 다만, 현재는 생산이 중단된 상태로 구입이 쉽지 않다.
・먹는 방법 : 그대로 먹어도 되고, 끓인 물에 통조림을 넣어 2분간 데워 먹어도 된다.